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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괴담,미스테리,오컬트

[2ch] 모래성

rennes 2019. 6. 2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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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의 더위는 그를 잠들지 못하게 하기엔 충분 했다.


더위의 기승은 그에겐 재앙과 같았기에 몸을 식히기 위하여 근처의 해변으로 향했다.



해가 채 뜨지 않을 시간의 새벽이었고 철썩 거리는 파도 소리만이 해변에 존재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그가 본 것은, 내려오는 차가운 달빛 하나에 의존 하여 모래성을 쌓고 있는 한 사람이었다.

해변에선 누구나 하는 놀이지만 그 순간 만큼은 그에겐 인정 못할 행동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의미가 없지 않나요? 파도에 휩쓸려 아침이면 사라질텐데요"

가벼운 시비 어조, 어느 누구가 들어도 기분이 상할 만큼의 빈정거림이었다.



그 사람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오히려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며 모래성 쌓는 일에 집중 했다.



"사람을 굉장히 불편하게 만드시네요. 잘 보이지도 않고 이런 새벽에 말이에요. 

누가 보면 이 기괴함에 두려움을 느꼈을 겁니다."



그는 빈정거림을 접어두고 현실을 말해주려는 듯 그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전혀 자신과 무관한 이름도 출신도 그 아무런 연고하나 없는 사람의 행동에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누가 보나 투덜거림 그 이상도 아니었다.



해변의 새 소리가 들려 오고 지평 너머에서 붉은 것이 떠오르기 시작하자 

그 사람은 손을 털어 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신이 떠나기 전엔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을 속으로 한 터이라 그는 당혹감을 느꼈다.



"그래도 잘 만드셨네요 부질 없지 만요"

자존심은 지켜야 하기에 그는 빈정거릴 수 밖에 없었다.



모래성의 사람은 그에겐 눈길 하나 주지 않고 아무 말 없이 자신이 쌓은 작은 나라를 바라 보고 있었다.

무언가 중얼거리는 것 같았으나 아마도 모래성에 관한 것이겠지.



그제서야 그는 자신이 무시당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당혹, 모멸, 수치, 분노 등의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느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래서야 난 잘 수가 없어요. 더위 때문이 아니라구요"



그 말은 이해하기가 힘든 말이었다. 그 자신의 개인적인 일이었기에 

모래성의 사람이 그를 무시하지 않았다 한들 이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모래성의 사람은 남자에게로 다가갔다.



"당신은 이 곳에 왜 나온거죠?"

자신이 받은 모욕은 어찌 되든 좋다는 것이었을까

모래성의 사람은 부드러운 어조로 그에게 물었다.



"난 더워서 잠을 못자고 있었어요. 그리고 당신을 봤구요"

남자는 여전히 당혹스러웠지만 신경질 적인 태도를 유지 했다.



"그게 아닌 거죠? 그렇게 받아들이고 싶은건 아니구요?"

모래성의 사람이 히죽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눈은 반달 모양으로 휘었기에 아주 괴상하기 그지 없었다. 그는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난......"

말을 건 것이 잘못 되었을까 아님 그 사람에 대한 자신의 모욕이 잘못 된 것일까 혹은 잠을 자지 못하게 만든 더위 탓일까



"말해 봐요"

여전히 같은 얼굴을 한 그 사람이 말했다.



"나를 어떻게 할 건가요?"

남자는 식은 땀이 흐르는 것을 닦지도 못하고 눈을 질끈 감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모래성의 사람은 인상을 찡그리더니 잠시 생각을 하곤 입을 열었다.



"관심이 필요했죠? 아무도 당신을 바라봐 주지 않은 것 같네요. 

솔직히 이런 시간에 해변에서 모래 장난을 하고 있는 건 보편적이진 않죠. 

당신은 이 자리에서 떠났어야 했어요. 그게 일반적인 것인데 그러지 않았죠"



그는 긴장했고 모래성의 사람의 발등만 바라보았다.

그리고 모래성의 사람은 계속 해서 말을 이었다.



"음, 그래요 당신 말 처럼 이 흙더미들은 내일 아니 잠시 뒤에 파도에 휩쓸려 무너지겠죠. 

그건 나도 알아요. 아니까 하는 거에요. 무너지면 다시 새로 쌓으면 되는 거고"



"..아무 의미도 없는 일 아닌가요?"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진 않아요. 그래도 쌓을 때 만큼은 최선을 다하거든요. 

뭐 도중에 휩쓸리면 그냥 포기해 버리지만 쌓을 때 만큼은 즐거우니까요"



"이해 하기가 어려워요. 당신에게 모래성이란 대체 뭐죠?"



"언제든지 쌓을 수 있는 나의 여흥이죠. 언제든지"



모래성의 사람은 남자를 등지고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콧노래를 흥얼거렸는데 아마도 비틀즈나 그런 류의 노래였을 것이다.



"....정말 쌓을 때 만큼은 최선을 다한게 맞나요?"



남자의 물음에 그를 한번 돌아 보곤 다시 지평선 너머를 응시하기 하였으나 한숨을 한번 쉬곤 남자에게 말했다.



"글쎄요. 그건 아무도 모르죠. 말 한들 당신은 이해 할 수 있을 까요? 이해하는 척 밖에 하지 못하겠죠. 

그러니 여기서 문답은 그만 하죠. 나도 짜증이 나려 하네요. 서로를 위해 여기서 그만두죠. 

나도 사람이고 감정이 있어요. 당신에게 좀 전에 받은 치욕을 마음 속에 담아 둘 수가 있다는 거에요. 

내 감정의 밑바닥을 보이며 당신을 슬프게 만들게 하기 싫으니 그만합시다."



언제 그랬냐는 듯 반달이었던 눈과 웃음기 가득한 얼굴은 사라지고 무감정한 태도의 굳어 버린 얼굴만이 그 사람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남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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