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잡동사니 블로그

[슈타인즈 게이트] 이거 무슨 에로게? 본문

슈타인즈 게이트 팬픽,웹소설/단편

[슈타인즈 게이트] 이거 무슨 에로게?

rennes 2020. 3. 6. 00:37
반응형

pixiv의 蓮見 작가님이 작성하셨고 2020/01/15에 허락받고 번역하였습니다!

어색한 부분이나 수정을 필요한 곳은 얘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1075926

 

#シュタインズゲート #オカクリ これなんてエロゲ? - 蓮見の小説 - pixiv

「岡部! ちょっと実験に付き合ってもらうわよ!」 開発室へと続くアコーディオンカーテンをシャッと開けて紅莉栖が顔を出したのは、とある昼下がりだった。 「……実験?」 ここの所ダルが、紅莉栖をまきこんで何かを作っているなとは思っていた。ただ、何を作っているのか尋ねても、ダルは「男の...

www.pixiv.net

 

"오카베! 실험 좀 도와줘!"

 

개발실로 이어지는 커튼이 활짝 열리고 크리스가 얼굴을 내민 것은 어느 오후였다.

 


 

"......실험?"

 


 

라보에서 다루가 크리스를 끌어들여 뭔가를 만들고 있다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단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물어봐도, 다루는 "남자들의 로망인 녀석이다" 라며 얼버부리기만 할 뿐 가르쳐 주지 않았던 것이다.

 


 

어젯밤도 늦게까지 라보에 있었던 것 같은 크리스의 얼굴에 약간 피로하다는 표정이 보인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일 따위 잊어버린 것 같다. 기운찬 동작으로 PC 옆에 있던 헤드셋을 나에게 건네준다.

 


 

"...이건?"

 

"라보의 소장으로서 그거 쓰고 당연히 실험에 참가할거지?"

 

"잠깐 잠깐 잠깐! 잠깐만 크리스티나여!"

 

"티나 금지!"

 


 

새로운 미래 가젯의 완성에 흥분하고 있는 것일까. 거침없는 크리스는 질문에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적어도 무엇을 만들었는지 가르쳐 주지 않으면 무서워서 사용할 수가 없지 않은가.

 


 

"설명을 요구한다! 이건, 요즘 너와 다루가 계속 만들던 것이 아닌가? 도대체 뭘 만든 것인가!"

 

크리스는 눈을 깜빡이며 헤드폰을 든 채 팔짱을 꼈다.

 

"하시다에게 아무것도 못 들었어?"

 

"못 들었다! 내가 들은 건 남자의 로망. 그것뿐이다."

 


 

크리스는 흠, 하고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 댔다.

 


 

"그래......그럼 간단하게 설명해야겠네. 이것은, 하시다가 고안한 가상현실 시뮬레이터. 이 헤드셋을 끼움으로써 미리 설정해 둔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가젯이야. 하시다 말로는, 이름이..."

 


 

크리스는 거기서 일단 말을 끊고 한숨과 함께 말을 이었다.

 


 

"『 FG52호 이것은 무슨 에로겜? 2rd Edition Ver.2.8.0』“

 


 

별 볼일 없는 이름과 특히 의미가 없는 버전 번호 역시 다루의 센스다.

 

 

"이 가젯 개발에 너도 참여했나?"

 

"착각하지마! 내가 참여한 것은 인터페이스 부분이야. 기본 설계는 하시다가. 이런 부끄러운 가젯, 누가 생각해낸 건지...."

 

"부끄러운 가젯......인가?"

 

"체험하는 가상현실의 시나리오는 모두 하시다의 PC에 설정되어있어. 내용은 상상에 맡길게"

 


 

크리스는 어깨를 으쓱거린다. 짐작하니 알 만하다.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인터페이스가 헤드셋 하나라니 상당히 간소하군."

 


 

가상현실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모니터의 역할을 하는 헬멧이나 몸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장비를 통해 가상공간 속에서 자신의 움직임을 전달하는 셈이다. 크리스는 흐흥하고 자랑스럽게 웃었다.

 


 

"그것은 내가 뇌 과학자라는 입장에서 접근이야. PC로부터의 정보를 헤드폰을 통해 직접 뇌에 보내는 거야. 가상현실 세계를 눈을 통해서가 아니라 뇌가 직접 인식한다는 셈이지, 안심해. 내가 먼저 동작 확인을 해봤어"

 

"그렇다면 내가 실험에 협력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약간 엉거주춤한 태도로 반박하자 크리스는 좌우로 고개를 흔들었다.

 


"당신이 협력해 주었으면 하는 것은, PC에 헤드셋을 2개 연결했을 때의 연계 동작. 다수의 인간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하시다의 강한 요청이니까. 아마 아마네씨와 하려고 하는 건 아닐까?"

 


아마네 유키는 다루가 최근 코미마로 알게 되었다는 여성이다. 다루는 아무래도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것 같고, 지금 녀석의 리얼충 온도는 녀석의 인생 중에서도 탑 레벨로 높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가젯을 개발 하겠다는 발상. 어쩔 수 없는 다루다. 흔들리지 않아. 어찌 보면 본받고 싶어.

 

내 머리에 억지로 헤드셋을 씌우고, 크리스는 PC옆에 있는 타이머에 손을 뻗었다. 흔히 보는 주방용 타이머다. 단지, 타이머 주변은 PC로 이어지는 배선이 늘어져 있다.

 

"그건?"

 

"타이머야. 일단 10분정도로 설정할게"

 

"타이머가 필요한가?"

 

"그래. 어쨌든 피험자는 가상현실의 세계에 들어가 버리는 거니까. 스스로 제어할 수가 없지 않을까?"

 


 

뭐......라고?

 


 

부드러운 어조로 크리스는 더욱 무서운 말을 한다.

 


 

"이 가젯은 뇌에 가상현실이라는 가짜 정보를 보내. 말하자면 뇌를 속이는 셈이지. 헤드폰을 통해서 들여보낸 가상현실의 정보에 따라 오감의 정보도 왜곡 전달되니까, 뇌에도 부담이 클 거야. 그러니 현재 사용 시간은 30분이 한계야. 하시다는 반나절 정도 사용할 수 있게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그 정도는 조절에 따른 것일까... 정보량을 조절하면... 싫어도..."

 


 

마지막에 완전히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크리스는 삑삑 누르며 타이머를 맞춘다. 나는 헤드셋을 빼고 약간의 저항을 시도했다.

 


 

"아니, 잠깐만, 크리스티나여!"

 

"티나라고 하지 마. 안심해. 시나리오는 간신히 에로겜이 아니니까."

 

"거기가 아니다! 왜 그런 위험한 실험에 내가 같이 참여해야 하는 것인가!"

 

"나도 하기 싫어!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새로운 기술에는 실험이 따르기 마련이니까. 괜찮아, 내가 이미 여러 번 실험했으니까, 안전성은 보장할게. 상당히 고생을 해야겠지만."

 

"그, 그렇지만......"

 

기가 죽은 나에게 크리스는 성큼성큼 다가왔다. 다시 헤드셋을 꽉 씌우고, 눈앞에서 나를 노려본다.

 


 

"말했지? PC의 내용은, 하시다 애용하는 갸루겜"

 


 

크리스는 따끔하게 내 코앞에 손가락을 갖다 댔다.

 


 

"이런걸, 나와 하시다가 실험해도 되는 거야?"

 

 

'읏......'

 


나를 노려보는 그녀의 얼굴은 발그스름하다. 나는 순간 그 광경을 상상했다.

 


 

다루와 크리스가 같이 미연시를 시뮬레이션.

 


 

싫어.

 

그건 너무 싫다.

 


 

"...... 수락하지"

 

"좋아."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긴 머리를 휘날리고는 PC 앞에 섰다. 자신도 헤드셋을 쓰고, 마우스에 손을 댄다.

 


 

"그럼 시작할게"

 

"아아……정말, 10분 안에 끝나는 건가?"

 

"맞아. 음... 시나리오는... 이게 무난하달까?"

 


 

달칵 달칵 마우스를 조작하는 소리. 시간이 조금 지나자 크리스는 이쪽을 돌아보았다.

 


 

"그럼 실험 시작할께?"

 


 

히죽히죽 웃던 그 얼굴은 완전히, 새로운 장난감으로 노는 아이 그 자체로.

 

아, 이 녀석 즐거워한다. 싫다면서, 사실은 이 가젯을 시험해 보고 싶어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이 실험너무좋아소녀!

 

 

그런 것을 생각한 즈음에, 문득 세계가 돌고.......

 


그리고 나는, "그곳"에 있었다--.

 

 

통, 통, 공이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거기에 뒤덮이듯, 끽, 끽 신발 밑창이 바닥과 부딪치는 소리.

 


 

농구화와 드럼백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좁은 그 부실은 땀 냄새와 먼지 냄새가 났다. 창문이 없는 그 방에 햇빛은 들어오지 않는다. 활짝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복도의 불빛이 내 발밑에 긴 그림자를 만들고 있다.

 

안에는 한 남학생이 있었다. 긴 앞머리를 뒤로 넘기고, 가느다란 모습은 교복에 싸여 있다. 큰 손이 익숙한 몸짓으로 공을 빙글빙글 돌린다.

 

"...조금만 더 있으면 작별이네요."

 

그렇게 말을 걸자 그는 돌아섰다. 이지적인 눈빛이 나를 붙잡는다.

 

농구부의 오카베 선배는 나보다 한 살 많은 3학년

 

스타플레이어였던 그는 지난번 인터하이에서 미국 유학이 결정되었다고 들었다. 나도 그 경기를 보았다. 마치 자신의 몸 일부처럼 공을 다루며 높은 점프로 슛을 성공시키던 오카베 선배.

 

흐르는 땀도, 조금 흐트러진 머리도, 그 눈부신 미소도. 마치 사진으로 남긴 것처럼 다 기억하고 있어.

 

"마키세"

 

선배는 공을 손에 쥐고 미소를 지었다.

 

"너도 유학 경험이 있었구나...... 미국이었니?"

"네, 미국이었습니다. 선배가 가는 주와는 다른데요."

"그렇구나. 그럼 너에게 영어를 배우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농구는 몰라도 영어는 자신이 없다며 약간 장난스러운 말투로 선배는 말했다. 마치 내 긴장을 풀어주려는 것처럼.

 

그래, 선배를 앞에 둔 나는, 아직껏 어느 때보다도 긴장하고 있었다. 그 점은 선배도 알아차렸을 것이다.

경기를 응원하러 다녔기 때문에 다소 안면이 있다고는 해도 농구부원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갑자기 부실에 오면 뭔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선배가 신경 쓸 정도로 굳은 얼굴로 계속 입을 다물고 있는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자 수치심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래서는 안 된다--.

오늘 나는 각오를 하고 왔으니까.

 

"미국과의 시차는 어느 정도일까?"

선배가 일부러 밝은 목소리로 말한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것 같은 나를 배려해 화제를 돌려주고 있다.

 

"위치에 따라 달라요. 일본과 달리 미국은 동서로 넓으니까요"

"그래? 내가 가는 곳은...... 어느 정도이려나?"

"조사해봐야죠."

"아아"

"......"

 

침묵. 선배는 다시 손가락 끝으로 공을 돌렸다. 이 침묵을 불편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똑바로 내 발끝을 바라보았다. 한숨을 쉬자 세일러복 스카프가 살짝 흔들렸다.

 

"...지난번에 응원 와줘서 고마웠어."

 

느닷없이 선배는 화제를 바꿨다.

 

지난번, 이라고 하는 것은, 인터하이의 마지막 시합이다. 막다른 접전 끝에 근소한 차로 지고 말았다.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눈동자엔 아쉬움이 가득했고, 거친 숨을 쉬고 있던 오카베 선배.

 

가벼운 위로의 말도 전할 수 없었다. 가만히 그 옆에 서서 살며시 수건을 내미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마키세, 울었구나......"

"하지만, 분했던 걸요"

"그러니까 네가 울 것까지는 없었잖아"

"그래도, 선배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마키세......"

 

그 때의 일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이자 선배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가볍게 던진 공이, 예쁜 포물선을 그리며 바구니에 들어간다. 선배는 내게 다가와 그 큰 손으로 부드럽게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니까 네가 울 거 없어"

"선배......"

 

눈물이 나는건 경기에 진 탓만은 아니다. 더 절박한 슬픔이 내 안에 있었다.

선배가 미국으로 가버린다.

내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또 선배가 농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없다. 뛰는 모습도, 웃는 모습도 볼 수 없다니.

계속 참았던 눈물이 넘쳐흘러 버린다.

 

"......마키세"

 

어깨를 떨며 울기 시작한 나를 본 선배는 당황한 듯한 목소리를 냈다.

 

"미안해요......“

"사과하지 마."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는 손바닥. 뒤통수에 닿은 그 손에 힘이 들어가며 선배는 내 머리를 꼭 끌어안았다.

 

"……!"

 

순간 숨이 멈춘다.

 

"......네가 울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당황한듯한 목소리가 가슴을 통해 전해져 온다. 나는 다시 한번 중얼거렸다.

뭐 하는 거지, 나. 선배를 곤란하게 하고 싶은 게 아닌데.

 

"저 선배한테 할 말이 있어요."

 

눈물을 참고 목소리를 짜낸다. 긴장으로 손바닥에는 땀이 배어나왔고 심장은 더욱 빠르게 뛰고 있었다.

 

오카베 선배는 여자 애들에게 인기가 있다.

가늘어서 더욱 커보이는 훤칠한 키와 미형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깔끔한 마스크. 쿨한 눈망울은 언제나 부드러움으로 가득 차 있지만 경기 때만큼은 마치 내몰린 짐승처럼 날카로웠다.

 
그의 소꿉친구이자, 반친구인 마유리도, 경기 때마다 꽃 같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모습을 쫓던 우루시바라 씨도. 
오카베 선배를 좋아한다. 그러니까 이것은, 마유리나 우루시바라씨에 대한 배신행위. 

자신이 얼마나 비겁한 짓을 하려고 하는지 그런 건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걸 알고 있어도 난 내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그만큼, 나는... 선배를 좋아하고 어쩔 수 없었으니까.

 

"저... 저 선배를 좋아해요"

가냘픈 목소리로 말하자 선배의 손이 놀란 듯 딱 멈추었다.

"계속 선배를 좋아했어요."

한 번 말하고 나니 더 이상 멈춰지지 않았다. 홍수처럼 넘치는 생각을, 나는 차례차례 말한다.

"미국이라니, 가지 마세요."

"......마키세"

 

"계속 선배 옆에 있고 싶어요. 선배를 보고 싶어요. 제발 가지 마세요......"

 

선배가 곤란한 것을 알고 있는데도, 내 마음을 부딪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나쁜 여자다.

친구들도 배신하고 이기적으로만 행동하다니...... 최악의 여자다.

 

"울지 말아줘, 마키세......"

선배는 괴로운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주저하며 내 등에 팔을 둘러, 살며시 나를 껴안았다.

"정말......네가 울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죄송해요."

"아니, 나야말로 미안해"

선배의 손이 부드럽게 등을 어루만지고 있다. 나는 참을 수 없어서 그 가슴에 이마를 꾹 눌렀다. 선배의 체온과 냄새를 코앞에 느끼고 머리가 끓을 것 같다.

"나도......그"

오카베 선배는 말솜씨가 좋은 선배 치고는 드물게, 우물쭈물하고 무엇인가 말을 더듬었다. 이윽고 결심을 한 듯, 조금 빠르게 말했다.

"나도......마키세를 좋아해"

 

…응?

......지금, 뭐라고?

 

"네가 좋아......마키세."

 

그 말이 서서히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믿기지 않는 마음으로 나는 선배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선배는 눈가에 언제나처럼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는다.

"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 너를 혼자 두고 미국에 가는 내가... 마음을 전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

"오카베 선배......"

"마키세 크리스. 다시 한 번 말할게. 나는 너를 좋아해."

나도 모르게 그 눈빛에 넋을 잃고 흠칫 놀랐다. 눈물로 뒤범벅이 된 얼굴을 하고 있던 것이 생각난 것이다.

"저......얼굴 이상하죠?"

나도 모르게 얼굴을 감추듯 고개를 숙이자 선배는 손끝으로 내 턱을 들어 올렸다.

"아니야, 귀여워......언제나 그렇듯이 귀여운 마키세야"

그 말에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선배는 그런 나를 보고 웃으며 내 귓가에 얼굴을 댄다.

"마키세. 그......키스, 해도 될까?"

깊고 낮은 목소리가 귀를 통해 온몸을 뚫고 단숨에 머리에 피가 솟았다.

"선, 선배, 키, 키스..."

 

"...안될까?"

전,, 전혀 안되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괜찮아요.

나는 각오를 하고 눈을 감았다.

선배의 손가락이 내 턱을 들어 올려 보인다.

그리고 서서히 선배의 얼굴이 가까워져.......

 

 

삐삐삐삐! 삐삐삐삐! 삐삐삐삐!

 

"...언제까지나 웃고 있을 거냐, 조수여......"

세팅된 타이머가 울리고 우리가 현실로 되돌려진 뒤 5분 후.

소파에 앉은 크리스는 그 등받이에 얼굴을 숙이고 어깨를 들썩이며 계속 웃고 있다. 조수라는 말에 반응하는 기색도 없다.

"풉...... 푸웃. 그치만, 그치만 오카베가, 농구부라고......? 큿큿...... 게, 게다가 스타플레이어라고? 이 오카베가! 오카베가! 게다가 미국 유학이라니, 그건 무슨 헛수고? 아하하!"

 

말하면서 크리스는 웃음을 터뜨렸다.

"으, 으으, 시끄러! 애초에 상황을 선택한 사람은 네 쪽이 아닌가!"

 

울컥해, 나는 입을 삐죽거린다. 나는 실험에 있어서, 간신히 기능의 개요를 설명받았을 뿐. 시나리오 설명은 전무했다. 하물며 시나리오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크리스는 아, 재미있었다며 눈가에 고인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들었다.

 

"음, 미안해. 약간 선택 미스였지. 다음부터는 좀 더 생각해볼게."

"잠깐...... 기다려. 다음번이 또 있나!"

"지금 사용해보고 개선점을 찾아 버렸어. 개량하면 또 테스트가 필요하니까?"

 

아직 키득키득 웃으면서, 크리스는 당당하게 일어섰지만...... 무릎의 힘이 빠져 소파의 가장자리에 걸려 넘어질 것 같다.

 

"꺄!"

 

나는 황급히 손을 뻗어 크리스의 몸을 지탱했다.

 

"...... 너무 웃어서 그런 것이다 바보야"

 

크리스의 몸은 왠지 평소보다 말랑말랑하고 미덥지 못하다. 너무 웃는 바람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이다.

 

"응, 미안, 미안. 그렇지만 왠지 교복 오카베도 신선했어. 수염도 없었고"

"너도 세일러복을 입고 있었다."

 

나는 시무룩한 표정 인 채 중얼 거렸다.

 

이렇게. 헤드폰에서 뇌로 꽂혀든 가상현실의 효과는 엄청났다.

이 라보가 순식간에 농구부실로 바뀐 것이다. 물론 놓여있는 것이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소파와 탁자, 냉장고도 그대로 보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뇌는 그것에 위화감을 느끼지 않았다. 보이고 있었지만 무시하고 있었다는 느낌일까.

그리고 크리스.

 

나는 눈앞의 크리스을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그녀가 입고 있는 것은 늘 입던 개조 교복이다. 크림색 후드에 빨간 타이. 익숙한 크리스의 모습을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상현실 속의 크리스는 세일러복 차림이었다.

 

......코스프레에 이상한 열정을 불태우는 마유리의 기분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세일러복을 입은 크리스는 두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고 두 손은 가슴 언저리. 나를 앞에 두고 볼을 붉히며 머뭇거렸던 것이다!

어때 이 파괴력!

가상현실의 내가, 수줍음을 감추는 호오인 쿄우마를 발동시키는 일 없이 휙 지나친 것이, 지금의 나에게는 진심으로 수수께끼이다.

그리고 타이머.

1분을 기다려 주지 않았다. 분위기 파악을 좀 해봐.

그리고 아까는 세일러복 차림의 크리스와 키스 할 뻔 한 것이다!!

 

"...... 오카베? 무슨 일이야?"

 

간신히 웃음을 멈춘 크리스는 주먹을 불끈 쥐는 나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큭 ....... 이것도 기관의 음모인가.

백의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낸다.

"아, 나다...... 방금 강렬한 정신공격을 받은 것 같다......"

크리스가 어이없다는 듯이 눈을 가늘게 뜬 것을 알았다. 통화를 계속하면서, 나는 과연 마유리 교복은 크리스에게 맞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