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블로그
[2ch] "따님 주세요!" 라고 말하러 간다ㅋㅋ (2) 본문
20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21:22.93 ID:4QDc0c6v0
하지만 전혀 성적이 좋아지지 않았다.
면담할 때 나눠주는 학습 플랜 표에는 "잘 했습니다" "GOOD"
같은 게 써져있지만 전혀 납득이 안 간다.
음, 심각한 거지.
적당히 했으니깐, 그 학원.
하지만 유우의 모친은 소심하신지, 장기간을 봐서였는지,
유우 자신도 가고 싶다고는 말 안 하니깐 학원을 계속 보냈다.
그리고 1년이 지나・・아직도 4학년의 범위가 안 끝난다.
역시 모친은 포기하려고 생각했다고 한다.
6학년이 되서 4월분의 수업료를 내고 말았으니 5월부터는
그만둬야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때 내가 등장했다는 거지.
"학원 재밌어"
그 한 마디로 모친은 만족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주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딸의 모습에 감동해
쓰러질 것 같았다고 한다ㅋ
학원에서 돌아올 때마다 내 얘기를 했다고.
듣고 있으니 솔직히 부끄러웠다ㅋ
중학교도 가능하다면 공립에 보내고 싶었지만.
장애에 대한 시련을 중시해야된다 싶어 난청자 학교에 보냈다.
그리고 지금에 도달한다.
20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23:06.88 ID:4QDc0c6v0
난 약 한 시간동안 얘기를 들었다.
다른 사람 얘기를 듣는 건 안 좋아하는 편인데도 들었다.
더 자세히 듣고 싶을 정도이기도 했지만
"유우는 괜찮나요?" 라는 모친의 한 마디에
내가 뭐하러 여기에 왔는지를 떠올렸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유우의 방으로 돌아갔다.
"끝났어?"
책상 위에 유우가 머리를 엎드리고 있었다.
다가가도 아무 기척이 없다.
옆에서 쳐다봤다.
"스~・・스~・・"
하며 작은 숨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자버린거냐ㅋ
라고 생각하며 텍스트를 주웠다.
거의 만점.
내가 가르쳐주지 않은 범위의 문제도 거의 만점.
문법이나, 지식적인 부분은 제외하고.
20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27:54.82 ID:4QDc0c6v0
이 때 나는 알아차렸다.
생각해보면 영어를 가르치다니 이상한 이야기라는 거지.
영화를 영어 자막으로 보는 것도 가능하고
꽤 어려운 영어 교과서도 그냥 풀었고.
가정교사는 나하고 만날 구실이다, 아마도. (자의식과잉이라 지송ㅋ)
유우는 호의 이상의 것을 나한테 품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하지만 동시에 무리라고 생각했다.
나이가 너무 떨어졌다. 그건 표면상의 변명.
정말은, 난 이 애를 지탱해줄 만큼 강하지 않다는 것을.
장애를 이해하는 거랑은 또 별개의 얘기다
한 동안 있으니 유우가 눈을 떴다.
책상에 기대고 있던 볼이 빨개져 있었다.
21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32:12.34 ID:4QDc0c6v0
나는 대놓고 웃고 말았다.
"잤어?"
"응"
나는 교과서를 그녀한테 돌려줬다.
"선생니이 안 오니깐~"
"미안"
나는 그녀한테 돌아간다고 얘기했다.
평소처럼 현관까지 배웅해줬다.
평소에는 얘기를 하고 돌아갔지만 나는 무언였다.
한 번만 뒤를 돌아봤다.
유우의 모습은 없다. 하지만 바로 뭔가를 안고 돌아왔다.
"선생니, 이거"
그 날은 발렌타인데이 몇 일 전.
흰색으로 포장된 쵸코였다.
"고마워"
평소 이상으로 입을 또박또박 벌려 유우한테 감사를 전했다.
태어나서 발렌타이 쵸코를 받은 기억이 거의 없는 나한테는
여기서 텐션 맥스ㅋㅋ가 됐겠지만.
하지만 이 때는 무거웠다. 아무리 그게 의리 쵸코라고 하더라도.
유우는 내 말에 수줍어하며 웃는다.
"선생니, 오늘도 코마워"
"응"
평소라면 손을 흔들며 돌아갈텐데
그 이상으로는 아무말도 안 하고 현관을 나섰던 걸 기억한다.
21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33:40.44 ID:4QDc0c6v0
집으로 돌아가 포장을 풀었다.
『린츠한테는 지지만・・』라는 작은 메모가.
확실히ㅋ
조금 쓴 맛였다. 그래도 맛있다. 안 달고.
하지만 왠지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생각해봤자 쓸데 없으니 그 날은 자기로 했다.
22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36:14.54 ID:4QDc0c6v0
나는 다음 일요일부터 가정교사 알바를 쉬게됐다.
『일자리를 알아보느라 바빠졌어』라고 유우한테는 말했다.
유우랑 만날 수가 없었다. 기분 상.
사실, 일자리를 찾아보려고도 해봤다.
슬슬 적금이 바닥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해놓고 역시 찾기만 하고
서류를 보내지는 않고 방 안에 쳐박히는 일이 많았다.
여전히 사귀던 여자친구랑 몇 번 만날 뿐.
만나도 서로의 미소도 줄어있었다.
성욕도 별로 없어서 만나서 밥만 먹고 돌아갈 뿐.
"일은 순조로워?"라고 하더라도 "그냥 그래"라고 대답할 뿐.
그런 느낌으로 구질구질하게 보내 해도 바뀌어 벚꽃도 핀 5월.
유우가 잠시 시간을 내달라고 메일을 보냈다.
나는 가볍게 승낙했다.
옆 근처 찻집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227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40:34.45 ID:4QDc0c6v0
"선생니"
유우는 항상 나보다 먼저 도착해있다.
"무슨 일이야?"
"진로때문에 상담하려코"
유우가 그렇게 말하자 옆에 앉아있던 다른 손님들이
우리들을 보는 걸 알 수 있었다.
"대학에, 갈거야?"
"4년제는 힘들어"
"왜?"
"얼른 취직해서 엄마를 편하게"
취직・・가슴이 아파왔다.
그 이상으로 신경 쓰인 것은 주변의 시선.
상관 안 하고 계속했다.
22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41:16.48 ID:4QDc0c6v0
"전문대?"
유우는 끄덕인다.
"어떤 일하고 싶어?"
"영어"
"영어?"
"해외 그림책 번역가・・"
난 유우의 얘기를 끝까지 안 듣고 일어섰다.
내 정면에 앉은 커플들이 소곤소곤거리며 이 쪽을
보면서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놀란 유우의 손을 잡고 커플한테 향했다.
"쳐다보지 말라고! 바보 커플 ! !"
나는 돌아보지 않고 가게를 나왔다.
열 받는다.
가슴이 아팠다.
유우는 보라고 있는게 아니라고.
22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42:21.28 ID:4QDc0c6v0
"선생니?"
"우리 집에서 얘기하자"
그 가게는 우리 집 근처에 있었으니깐.
딱히 속마음이 있어서 부른게 아니라고ㅋ
난 분노때문에 아무말도 안 하고 걸어갔다.
유우의 팔을 잡고 있던 것도 까먹고.
알아차렸을 때는 유우의 손이 내 손을 잡았을 때였다.
작고 부드러운 손이 내 손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뿌리치고 말았다・・
"아니, 그・・"
난 동요했따・・역시 지금 태도는 이상하지・・
"헤헤"
유우는 부끄러우면서도, 조금 씁쓸하게 웃었다.
지금도 그 날 일은 사과 안 했다.
정말로 잘 못 했다고 생각한다.
23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45:55.37 ID:4QDc0c6v0
집에 들여보내주자 유우는 놀란 표정을 보였다.
"더러워"
이봐이봐・・조금은 염려한 말을 하지 라고 생각했다.
말할 만큼 더럽다고도 생각 안 하지만ㅋ
난 테이블 위에 올려둔 노트북을 키고『그림책 번역가』를 구글했다.
그 동안의 유우의 행동이 이상하다.
힐끔힐끔하며 방을 둘러보고 있다.
"왜 그래?"
라고 물어본다.
24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49:59.27 ID:4QDc0c6v0
"청소 안 해?"
"있잖아・・"
귀찮으니깐 필담으로 바꿨다.
"자취하면 이런 법이야"
유우도 얼른 펜으로 적는다.
"식사라든지 챙기고 있어?"
"챙기고 있어"
이건 말로.
"여자친구분을 집에 부르거나 안 해?"
"안 불러"
"선생님 칠칠치 못 해"
"시끄러. 잠깐 조용히 있어 ! !"
정곡이라 열 받다니ㅋ 쓰레기입니다ㅋ
유우는 아무말도 안 하고 옆에 정좌했다.
왠 정좌ㅋ라고 생각했지만 반성의 뜻을 포함하고 있으니 냅둔다.
나는 상관 안 하고 알아봤다.
24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51:25.44 ID:4QDc0c6v0
아무래도 전문대 영어과를 졸업해 번역가 (그림책은 아니지만)가
된 사람은 있는 모양. 그리고 그림책 번역가는 전자화의 영향으로
그림책 자체가 적어졌기 때문에 상당히 되기가 힘든 직업・・
담담히 메모를 하고 있을 때 어깨를 두드렸다.
"왜?"
유우는 펜을 들어 이렇게 썼다.
"청소해도 돼?"
・・・
부디! 라고 즉답하고 싶었지만 아까 화냈던게 남아있어서
"맘대로 해" 라고 적었다.
유우는 얼른 일어나 청소를 시작했다.
"버려도 돼?" "이건 어디?"
라고 물어보면서 후다닥 청소하는 유우를 보고 있으니
좋은 신부가 되겠네・・라고 생각했다.
고작 몇 십분만에 착각할 정도로 깨끗해진 내 방.
땀을 닦는 유우한테 "고마워"라고 메모해서 보여준다.
"선생니, 코마워" 유우도 인사를 했다.
25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55:10.09 ID:4QDc0c6v0
"선생니, 대단해"
"인터넷하면, 할 수 있어"
노트북을 가리킨다.
고개를 젓는 유우.
"나, 선생니 존켱해"
"응?"
내가 ? ? ? 같은 얼굴을 짓자 종이에 적는다.
"尊敬"
그리고 나를 가리킨다.
존경이라・・대체 어디에 그럴 요소가 있는 거야ㅋ
"선생님은 나를 보통 애로 봐줘"
"왜냐면, 보통이잖아"
"고마워"
난 "응"이라고 말하고, 계속해서 오늘은 이제 돌아가라고
유우한테 말하자 바로 돌아갔다.
돌아간 뒤에 『여러가지 고민해보고 갈 길을 고르세요』라고
백수인 나는 잘난듯이 메일을 보냈다.
『선생님도 힘내』라고 돌아왔다.
나는 다시 컴터에 향한다.
그녀의 마음에 대답하는건 무리다.
하지만 그녀가 나한테 품고 있는 너무 깨끗한 환상을 지켜주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우선은 일을 찾자.
제대로 사람이 되자 라고 생각했다.
25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56:34.52 ID:m9cKDyA/0
씁쓸하다
25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57:15.42 ID:KwMfFz3C0
씩씩하네…
25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57:46.35 ID:GNkNWrlC0
그러게, 그것도 >>1 상대니깐 괜히 더 그런 거겠지
26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59:14.30 ID:HYFrKToaO
순수는 잔혹한건가
26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6:59:52.30 ID:4QDc0c6v0
여름이 지나, 슬슬 시즌인데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못 구했다.
유명한 대학 졸업해 유명한 기업에 들어간 난 승리조ㅋ
그러니깐 일자리도 어느 정도 좋은 데가 아니면ㅋㅋ
라고 자만하고 있던 걸지도 모르겠다.
면접까지 간 곳은 겨우 1군데. 그것도 떨어졌다.
그 동안에도 유우하고 메일로 연락을 가끔 (한 달에 한 번) 했다.
아무래도 진로는 전문대학의 영문학 영문과로 할 모양였다.
그녀의 영어 실력이라면 전문대보다 더 노릴 수 있을텐데・・
그런 느낌으로 지나가는 나날・・그리고 그 날이 왔다.
26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01:05.24 ID:4QDc0c6v0
2월.
오랜만의 면접.
낮에 일정이 잡혔지만 아침부터 일어났다.
유우의 합격 발표 날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더블 두근두근. 심장에 안 좋다ㅋ
10시 지나 메일이 왔다.
"선생님, 합격했어요"
왔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
난 바로 답장을 보낸다.
"축하해. 4월부터 청청한 대학생이네"
초등학생였던 유우가 벌써 대학생・・감격이 깊었다.
하지만 너무 들떠있을 때가 아니다.
나도 착실히 해야지 해서 양복으로 갈아입었다.
오늘은 가능해! 라고 확신했다.
나도 4월부터 사회인 복귀라고.
하지만 그렇게 잘 될리가 없지ㅋ
27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03:57.72 ID:lYx8Dxa+O
>>1
시간 괜찮아?
몇 시에 갈거야?
27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04:18.44 ID:gQtTEool0
>>1오늘 밤 몇 시에 갈거야? 그러다 늦는다
277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04:38.06 ID:4QDc0c6v0
면접은 처참했어.
공백 기간의 질문공세에, 내 인간성도 부정당해・・
압박면접이랄까, 그냥 깔보는 것 뿐.
오랜만에 풀이 죽었다. 자기혐오도 플러스 됐고.
왠지 누군가랑 같이 있고 싶었다.
유우한테 연락할까・・설마ㅋ
난 여자친구한테 전화했다.
하지만 안 받는다. 이상하네・・오늘은 쉬는 날일텐데.
몇 번이나 걸어도 안 받는다.
어쩔 수 없이 메일을 보냈다.
『오늘 못 만나?』
그러자 메일이 돌아왔다.
『지금 바빠서 전화 못 받어.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야? 라고 하길래 나는 숨기고 있던 사실을 얘기하자 싶었다.
이제 숨겨도 의미가 없다.
이럴 때 여자친구한테 기대지 않으면 언제 기대.
이런 사고방식이 내 머릿속에 퍼져갔다.
『실은, 나 꽤 전에 일 관뒀어. 지금은 일을 찾고 있는 단계.
그래서 오늘 면접였는데 처참했으니 ○○ 얼굴이 보고 싶어져서』
지금 생각해보면 저질인 메일였지ㅋ
27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05:56.28 ID:GPdo5KO20
늦는다든지, 도중에 가기는 없기다
28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09:00.02 ID:4QDc0c6v0
시간 걱정해주는 사람들 고마워.
유우 어머니가 오늘 늦을거니깐 8시정도라고 생각해.
유우한테서 연락이 올거니깐.
(계속)
한 동안 있으니 메일이 돌아왔다.
『그럴 줄 알았어. 랄까 뭐야 너. 다시는 연락하지마』
매몰찼다. 아니 예측한 대답였으니
나는 전화를 걸었다.
안 받는다. 한 번 더・・
"끈질기네"
남자 목소리였다.
"어라?"
"지금 ○○랑 데이트 중이야, 죽는다"
"잠깐・・"
전화는 바로 끊겼다.
몇 분 멍하니 있었다.
제정신이 들어 다시 한 번 전화를 걸었다.
뚜~ 뚜~하고 울린다.
통화중?
아니 착신 거부다.
메일은?
『보내실 주소를 확인해주세요』
끝났다・・
뭐든 다 끝났다・・
28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11:50.04 ID:4QDc0c6v0
면접 본 회사 근처 벤치에서 혼자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여자친구를 잃은 쇼크와 면접에서 프라이드가 걸레짝이 됐으니깐.
2, 3시간은 그랬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패배자.
그리고 한 통의 메일. 유우였다.
『합격 통지!』
사진을 첨부했다.
어째서인지 눈물이 나왔다.
존경한다고 해준 유우가 더 열심히 하고 있엇다.
난청이라는 핸디를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자기 길을 걷고 있구나. 부러워. 그리고 눈부셔.
나는 무의식 중에 유우한테 『전화』를 걸고 있었다.
28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12:37.99 ID:4QDc0c6v0
처음 걸어보는 전화.
"선생니?"
목소리가 들렸다.
"전화로는 몰라"
"축하해. 정말로 축하해"
내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을텐데 수화기 너머로 말했다.
"선생니? 왜 그래?"
유우한테는 무언 전화였겠지.
"선생니? 선생니?"
그 선생니가 갑자기 나를 복받치게 했다.
얼굴 마주보지 않으면 말 못 하냐?
까불지마.
왜 내 목소리가 안 들리는 거야!!!!
"선생니 어디에 있어?"
"시끄러어어어어어어!!!!!!!!!"
너무나도 심한 억지.
그리고 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그대로 전차에 몸을 던져 죽을까 했다.
정말로.
하지만 그런 용기도 없다.
힘 없이 나는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29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13:48.57 ID:4QDc0c6v0
도중에 파칭코에 들렸다.
이럴 때에 한해서 딴다니깐ㅋ
본전까지 포함해 5만엔.
풍속업소에라도 갈까 했지만 늦었으니 집에 갈래.
전차를 타 역에 도착.
집에 가서 온라인게임이라도 해야지.
적당히 알바하고 적당히 지내야지.
이제 여자친구도 없고・・평생 그런 느낌으로도 괜찮겠지 뭐
라고 생각했다.
개찰구를 빠져나와 계단을 내려간다.
・・・
・・・있잖아.
어째서야・・
어째서 거기에 있는 거야? ㅋ
얼마나 기다린거야? ㅋ
지금 몇 시야ㅋ
"선생니"
미소를 띈 유우가 그곳에 있었다.
29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13:58.62 ID:FYKxOUeCP
억지야・・・
억지지만・・・(;ω;)
29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14:58.80 ID:VneAmMgQ0
왤케 착한 애야
30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18:56.89 ID:4QDc0c6v0
"언제부터?"
"우연히"
뻔한 거짓말.
"늦었으니깐, 집에 가"
"선생니, 기운 없어?"
"시끄러"
일부러 고개를 가까이 가져가 말했다.
"안 시끄러워, 컥정이야"
애한테 걱정 받을 정도로 약하지 않다.
나는 무시하고 걸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유우가 팔을 잡았다.
뿌리치려고 해도 뿌리치려고 해도 안 놨다.
짜증나.
"놔!"
"선생니은 아무것도 얘키 안 해주잖아!"
"얘기해도 안 들리잖아 ! !"
이 때 제일 목소리 높여 말했다.
31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22:02.42 ID:4QDc0c6v0
"알겠어? 난 니가 상상하는 사람이 아니야. 이른바 허물이야.
니가 더 훨씬 멋져. 귀가 안 들려도 들리는 사람하고 마찬가지.
아니 그 이상으로 눈부신 인생을 보내고 있어!
뭐야? 깔보고 있는 거야? 바보 취급하는 거야? 아아? 까불지마!"
안 들린다는 걸 알면서도 절대로 말해서는 안 될걸 입에 담았다.
곤란해 하는 유우.
알리가 없지. 이렇게 화내봤자 유우한테는 안 닿는다.
"바~보 ! 멍~청~이 ! 둔~팅~이! ! !"
초등학생처럼 한 글자 한 글자 늘려서 말했다.
나는 전봇대에 머리를 댔다.
정말 최악이야. 최악・・
그 날은 내 눈물샘도 느슨했던 거지.
3번째 자기혐오에 눈물이 났다.
32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25:35.37 ID:4QDc0c6v0
"선생니, 못 됐어"
놀랬다? 설마 들린거냐?
동시에 내 등에 그녀의 손이 닿았다.
등에 안기더니 안 비킨다.
"표정으로 알 수 있어"
유우는 말을 계속했다.
"선생니은 좋은 냄새. 옛날부터 이 냄새 좋아"
냄새? 담배 냄새겠지.
"선생니, 좋아. 정말 좋아"
유우의 몸이 내 등에 밀착해왔다.
33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27:22.28 ID:4QDc0c6v0
나는 돌아봤다.
놀란 표정을 보였지만 다시 표정을 바꾼 유우
"미안해요"
왜 사과하는 거야.
난 핸드폰을 꺼내 이렇게 쳤다.
『좋아라니 어떤 의미야?』
말하자면 러브냐 라이크 어떤 거냐는 거지.
유우도 핸드폰을 꺼내 친다.
『선생님한테 여자친구가 있는 건 알아. 그래도 마음은 전해도 되잖아?』
『마음이라니?』
『선생님을 쭈욱 좋아했다고』
나는 유우를 봤다.
유우는 시선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르겠다는 모습.
"미안해요"
내 얼굴이 무서웠는지 또 사과했다.
그게 엄청 귀여웠지.
더 이상 무리였다.
나도 유우를 무의식적으로 좋아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건 지금도 몰겠지만.
나는 유우를 안았다.
유우는 몸을 한 순간 떨었지만 유우의 손도 천천히
내 등을 감았다.
"바보네, 유우짱은. 이런 허물을 좋아하게 되다니"
안 들리다는 걸 알고 있으니
"선생니"
유우가 세게 나를 안았다.
"정말 좋아"
나도 강하게 안았다.
34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29:50.21 ID:4QDc0c6v0
유우도 대학생이 되서 4월 5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작년처럼 구질구질하게 보내지 않았다.
일단 일을찾으려고 했다.
방도 깨끗하게 했다.
담배나 도박도 끊었다.
유우가 있었으니깐.
그녀는 대학에 입학함과 동시에 번역가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항상 열심이고 긍정적인 그녀를 보고 있으니 나도
착실히 하지 않으면이라고 자연스레 생각하게 됐다.
조금 탈선하겠지만 실은 지금도 번역가는 못 됐어.
요하자면, 역시 장애인이라 어렵다는 거지.
하지만 난 응원하고 있어.
특기인 그림을 살려 그림작가가 되면? 이라고도 추천하고 있어.
암튼 지금도 유우는 긍정적, 포지티브야.
35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31:49.61 ID:4QDc0c6v0
그리고 7월.
1년에 몇 번 오는 부모님한테서의 전화.
난 그 때 유우에 대해 얘기했다.
"이번에 갈 때 여자친구 데려가도 될까?"
"어머~ㅋ 물론이지ㅋ 어떤 애이려나~ㅋ"
"평범한 애야"
"회사 사람?"
두근했지만 냉정을 가장한다.
"아니"
"사진 정도는 보내ㅋ"
엄마는 나이와 달리 핸드폰을 잘 쓰셔서 자주 사진을 첨부한다ㅋ
"나중에, 그리고 한 가지 알았으면 하는게 있어"
"뭔데?ㅋ"
"그녀는 귀가 안 들려"
"어?"
한 순간에 텐션이 낮아지는 엄마.
36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34:31.01 ID:4QDc0c6v0
"그렇다는 거야"
"병이야?"
"음"
"장애자라는 거야?"
"그 말 쓰지마"
"데려오지마"
"어?"
"엄마는 인정 못 해. 하필이면 장애자 같은 거랑・・"
"잠깐, 말이 지나치잖아"
"암튼 집에는 데려오지마"
내 귀를 의심했다.
친엄마가 그런 말을 핟다니.
물론 유우한테는 얘기 안 했다.
"다음에 부모님집에 안 갈래?"라고 물어봤을 때 기뻐했으니깐.
36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37:07.46 ID:QvCrJmFG0
뭐야 한 고비 넘어 또 고비라니, 소설 같은 전개네.
37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37:49.38 ID:VCYzqKmS0
데려오지마 라니 부모가 할 말이야?
너무 심하잖아・・・
37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39:03.76 ID:1T7g+a7CO
>>371
자식을 걱정하면 그리 이상하지 않은 대사이긴 하지.
37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39:05.88 ID:strTKhqnO
왤케 드라마틱한 전개
37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39:21.44 ID:4QDc0c6v0
그리고 8월 말・・난 렌트카를 빌려 부모님 집에 가기로 했다.
물론 유우를 데리고.
일도 면접이 잘 되서 연락을 기다리게 됐다.
그 흐름에 몸을 맡겨 그 날까지 몇 번이나 엄마를 설득했다.
하지만 메일은 안 돌아온다.
유우와의 사진도 보냈지만 답장이 없다.
이대로 집에 가도 쫓겨날 뿐이겠지만 상관 없다.
그 때는 직접 만나서 한 마디 해주마 라고 생각했다.
유우하고의 약속이 우선이다.
그리고 첫 드라이브라 유우도 만족했으니깐
모든 것이 OK였다.
하지만 부모님 집에 가까이 갈 때마다 긴장.
마지막 휴게소에서 집에 전화해봤다.
아빠가 받았다.
38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40:39.40 ID:4QDc0c6v0
"엄마는?"
"있어"
"금방 그 쪽에 도착할거니깐"
"어? 그런 거 못 들었는데"
"말에 간다고 했잖아"
"그런가, (수화기를 잠시 두고)야~, >>1이 돌아온다는데~"
누군가랑 얘기하고 있다.
"혼자야?"
"아니, 여자친구랑"
"여자친구랑 온다는데~"
시끄러, 아빠ㅋ
"그럼 조심해서 와"
그러더니 끊겼다.
그리고 집에 도착.
초인종을 눌렀다.
나온 것은 동생였다.
38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42:19.26 ID:VneAmMgQ0
아빠가 구원의 손길이 되는거겠지
39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43:10.92 ID:4QDc0c6v0
"여~"
"뭐야 여자친구 데려왔어ㅋ?"
동생한테 유우는 인사했다.
"시끄러. 얼른 들여보내"
"알았으~"
그리고 현관에 들어가니 아빠가 나타났다.
"오오, 집에 젊은 여자가 올 줄은 ! !"
아빠 너무 들떴어ㅋ
유우는 또 인사를 한다.
구석에 엄마가 보고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여보 ! ! 여보 ! !"
아빠가 엄마를 부른다.
천천히 나오는 엄마.
"다녀왔습니다"
엄마는 무표정인채로 아무말도 안 한다.
"여자친구인 유우짱입니다"
현관에 서있는 가족한테 소개를 했다.
39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44:39.75 ID:wLSPypbd0
그래도, 음 원래 시어머니랑 며느리는 잘 안 되는 법이니ㅋ
처음부터 미움 받아도 살아갈 수는 있으니.
39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45:23.28 ID:VneAmMgQ0
아빠 좋네
39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45:54.52 ID:4QDc0c6v0
"처음 뵙겠습니다. 유우라고 합니다"
계속 차 안에서 연습한 대사.
"제대로 말했어?" 라고 몇 번이나 물었다.
발음따위 신경 쓸 필요 없는데ㅋ
"처음 뵙겠습니다. >>1의 아비입니다"
왠지 번쩍!한 아빠ㅋ자중해라ㅋ
그리고 "차 춘비할테니깐 들어와 들어와"라며 아빠랑 동생은
거실에 들어간다. 하지만 엄마는 계속 서있다.
40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47:02.37 ID:GNkNWrlC0
아빠ㅋㅋㅋㅋㅋㅋㅋㅋ
40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48:01.82 ID:ucRu+qAx0
아빠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인상은 좋네ㅋㅋㅋㅋㅋㅋ
40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48:41.01 ID:DzZ3krKh0
40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48:16.19 ID:54mko7teO
1 준비 안 해도 괜찮아?
40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49:10.67 ID:4QDc0c6v0
자전거로 10분 거리니깐 괜찮아.
쓰면서도 준비는 하고 있어ㅋ
고마워.
41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51:23.99 ID:4QDc0c6v0
"뭐냐고"
나랑 엄마 사이의 분의기를 파악했는지 유우가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자 엄마는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수화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제 이름은 ○○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이걸 수화로 말했다.
좀.....
난 미소를 짓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때만큼 엄마한테 사랑이 담긴 분노를 느낀 적은 없었다.
유우의 표정도 만면의 미소였다.
평소 내 앞에서는 정말 안 쓰는 수화를 엄마한테 보여줬다.
『처음 뵙겠습니다. 유우라고 합니다. 실례합니다』
라고.
신발을 벗고 올라간다.
"연습했어?"
엄마한테 물어본다.
"알고 있었을 뿐"
츤데레를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지났잖아ㅋ
하지만 이런 엄마가 제일 좋다.
42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52:37.29 ID:8ZVjQBoT0
엄마의 츤데레에 모에했어・・・
부모가 좋은 사람이네
42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52:38.59 ID:VneAmMgQ0
엄마, 브라보
43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53:06.36 ID:56qdsGZX0
>>416
엄마(;∀;)
44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56:00.93 ID:u/Yt9AV50
하지만 엄마는 자식이 너무 힘들지 않게
행복해졌으면 싶어서 그런 태도를
취했던 거겠지
44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56:00.92 ID:o5gp7EuV0
엄마 험담하던 녀석들 나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447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56:46.96 ID:KlNNrxdqi
첫 통화는 그래도 본심였겠지
44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6/04(木) 17:56:46.07 ID:cCq6StOgO
엄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당신이 날 울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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