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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 수명을 팔았다. 1년당 1만엔에 (3) 본문
89: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9:54:19.48 ID:uxwqRYpB0
밤이면 만날 수 있다, 고 소꿉친구는 말해주었다.
상황은 좋았다. 이쪽도 여러 가지로 준비가 필요한 게 있으니까.
나는 미야기의 손을 집고, 붕붕 흔들면서 걸었다.
길을 걷는 사람들에겐 혼자서 그렇게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나는 기분이 들떠있었기에, 아무래도 좋았다.
미야기는 곤란하다는 얼굴로 나에게 끌려 다니기만 했었지.
먼저 미용실에 가서, 2시간 후로 예약을 넣은 나는,
가게로 가서 옷과 신발을 사고, 그 자리에서 갈아입었다.
새 옷을 사는 것은 정말로 몇 년 만이었다.
새 옷으로 갈아입고 머리를 자른 내 모습은,
왠지 내가 아닌 누군가 같았다.
미야기도 완전히 같은 감상을 말했다.
「왠지, 마치 다른 사람 같네요」
솔직히 말해서 기뻤다. 나, 나쁘지 않잖아!
91: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9:57:37.40 ID:uxwqRYpB0
약속시간까지 한가했으니까, 나는 미야기에게 부탁해서,
소꿉친구와 만났을 때의 예행연습을 하기로 했다.
어제 친구와 만났던 레스토랑에 들어가, 훈련을 시작한다.
정면에 앉은 미야기를 향해 나는 미소 짓고,
「어때 미야기, 괜찮게 보여?」라고 묻는다.
주위에서 보면, 벽을 향해 미소 짓고 있는 이상한 사람이다.
미야기는 샌드위치를 오물오물 먹으면서 대답한다.
「음ー, 약간 미소가 굳어있네요.
평소에 웃지 않으니까, 표정 근육이 약해진 거에요」
「그런가. 그럼, 밤까지 단련해 보이겠어」
나는 몇 번이나 웃거나 진지한 표정을 짓거나 하는 걸 반복한다.
「……당신, 뭐랄까, 재밌네요」
「아아. 매력적이지? 반하지 않게 조심하라구?」
「조심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심경변화가 격한 사람이네요」
실제로, 제법 들떠있었어, 그 때는.
92: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02:56.34 ID:uxwqRYpB0
전화 하고나서 소꿉친구를 만나기까지
대략 8시간 정도 시간이 있었지만,
나에겐 27시간 정도로 느껴졌었지.
5초에 한번 정도 손목시계를 봤던 것 같다.
아슬아슬한 때까지, 미야기와 훈련하고 있었다.
어떻게하면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가,
카페 구석에서, 둘이서 시행착오를 하고 있었지.
――그리고, 드디어 약속 시간이 왔다.
약속장소에 와준 소꿉친구를 보고,
나는 그 겉모습이나 말투의 변화에 당황하면서도,
웃는 방법이나 행동이 변하지 않은 것을 알아채고,
그것만으로, 정말로 전화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랜만이야」라고 그녀가 말했다. 「잘 지냈어?」
「잘 지냈지, 너는?」라고 나는 대답했지만,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내가 잘 지낸다고 하는 것도 웃기지.
93: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08:12.45 ID:uxwqRYpB0
겉모습에 제법 돈을 들인 덕분인지,
소꿉친구는 나를 마음에 들어 한 것 같았다.
「꽤 변했네」라고 말하며 찰싹 붙어온다.
뭐라고 할까, 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훈련의 성과와, 미래를 알고 있기에 나오는 여유도 있어서,
나는 제법 좋은 인상을 소꿉친구에게 주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나란 녀석은 말이지, 정말로 모든 일을
엉망으로 만들지 않으면 기분이 풀리지 않는 모양이야.
근황을 얘기하고 싶어 하는 소꿉친구를 가로막고,
무려 나는, 수명을 판 것에 대해서 얘기하기 시작했다고.
「저기 말야, 나, 남은 목숨이 3개월 밖에 없어」라고
동정을 사는 듯한 태도로 얘기하기 시작했어.
94: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14:48.55 ID:uxwqRYpB0
마음 속 어디선가 나는, 이 소꿉친구라면,
내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준다, 나에게 깊게 동정해,
위로해준다고 믿고 있었지.
하지만 얘기를 시작하고 5분도 지나지 않아,
소꿉친구는 지루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바보취급하는 듯한 얼굴로, 「흐ー응?」같은 말을 하는 걸.
물론 잘못된 건 나고, 나쁜 건 나다.
나라도 갑자기, 수명을 사들이는 가게가 어떻니,
감시원이 이렇니, 하는 말을 들어도, 믿지 않겠지.
크게 웃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소꿉친구는 「잠시 실례」라고 말하고 일어섰다.
화장실이라도 가는 거겠지, 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 직후에, 주문한 요리가 2인분 나왔다.
나는 빨리 다음을 얘기하고 싶어서 어쩔 줄 몰랐었다.
하지만 소꿉친구는 돌아오지 않았다.
요리가 식을 때까지 기다렸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또 다시 나는 "저질러 버렸다"는 거다.
9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20:09.76 ID:uxwqRYpB0
나는 식은 파스타를 천천히 먹었다.
조금 있으니, 미야기가 정면에 앉아,
소꿉친구 몫의 파스타를 마구 먹기 시작했다.
「식어도 맛있네요」라고 미야기는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가게를 나가, 나는 역 앞의 다리로 향했다.
그리고 거기서, 소꿉친구에게 넘겨줄 예정이었던
30만 엔이 든 봉투를 가슴에서 꺼내,
길가는 사람에게, 한 장씩 나누어주며 걸었다.
「그만둬요, 이런 거」라고 미야기가 말한다.
「별로 남에게 민폐 끼치는 것도 아니잖아」라고 나는 답한다.
이녀석이고 저녀석이고, 받은 것이 돈이라는 걸 알자,
얇아빠진 감사 인사를 하거나,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을 했다.
거절하는 녀석도 잔뜩 있었고, 더 넘기라고 하는 녀석도 있었다.
96: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23:15.89 ID:uxwqRYpB0
30만은 눈 깜짝할 새에 사라졌다.
나는 기세가 넘쳐, 지갑에 있는 돈까지 손댔다.
분명 나는, 누군가 신경써주길 바란 거겠지.
「무슨 일 있었나요?」라던가 물어주길 바랐던 거겠지.
33만 엔을 다 나누어주고 나서, 나는 길 한가운데서 멍하게 서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불쾌한 듯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택시비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건물의 그림자가 진 벤치에서 잤다.
바로 위에 기울어진 가로등이 있었고, 계속 점멸하고 있었다.
미야기도 정면의 벤치에서 자는 듯했다.
여자아이에게 심한 일을 시켜버렸네.
「먼저 돌아가도 괜찮다구?」
내가 미야기에게 그렇게 말하니,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랬다간 당신, 자살이라도 할 것 같으니까요」
97: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27:15.69 ID:uxwqRYpB0
잠들 때까지, 나는 바로 위에 펼쳐진 별빛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최근, 밤하늘을 볼 기회가 늘었다. 7월의 달은, 예쁘다.
내가 놓친 것뿐이고, 5월도 6월도 그랬을지도 모른다.
나는 언제나처럼, 잠들기 전의 습관을 시작했다.
머릿속에, 가장 좋은 경치를 떠올린다.
내가 원래 살고 싶었던 세계에 대해, 하나부터 생각한다.
5살쯤부터, 계속 하고 있는 습관이었다.
어쩌면, 이 소녀적인 습관이 원인으로,
내가 이 세계에 어울리지 못하게 된 걸지도.
98: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30:22.27 ID:uxwqRYpB0
6시 정도에 눈을 뜨고, 나는 걸어서 아파트까지 돌아갔다.
거리 외곽에선 아침시장이 열려, 이른 아침부터 소란스러웠다.
4시간 정도 걸어, 겨우 아파트에 도착했다.
그저께의 일도 있어, 양팔 양다리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
좀 더 편하게 살 수는 없는 걸까, 나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다시 잤다.
침대만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나는 침대가 정말 좋다.
역시나 미야기도 제법 피곤했던 듯,
감시도 정도껏, 곧장 샤워를 하고,
방구석에서 꾸벅꾸벅하고 있었다.
99: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33:47.33 ID:uxwqRYpB0
책상 위에는, 쓰다만 유서가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쓰는 것은 뭔가 바보 같았다.
아무도 내 말 같은 건 신경 쓰지 않는다.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고, 이렇게 되면,
드디어 할 일이 없어져버렸다.
돈을 마구 쓰려 해도 돈은 어제 다 나눠 줘버렸고.
「뭔가 그 밖에 좋아하는 건 없나요?」
미야기는 나를 격려하듯이, 그렇게 물었다.
「하고 싶었지만, 참고 있던 일이라던가」
거기서 제법 진지하게 생각해봤는데,
나, 아무래도 좋아하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어라, 지금까지 뭘 즐거움 삼아 살았었더라?
100: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37:32.94 ID:uxwqRYpB0
예전에 취미였던 독서나 음악감상도,
어디까지나 「살아가기 위한」 것이었지.
인생과 타협하기위해 음악이나 책을 이용하고 있었다.
막상 남은 인생이 3개월이 되니,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것이 없었다.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나는 삶의 보람이 없구나.
자기 전의 공상만을 즐거움으로 살아온 점이 없잖아 있군.
감시원은 말한다, 「별로 무의미한 것이라도 좋아요.
제가 담당한 사람 중에는, 남은 2개월 전부를,
달리는 경트럭의 짐칸에 누워서
하늘을 올려보는데 소비한 사람도 있어요」
「한가하네, 그건」하고 나는 웃었다.
101: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40:35.29 ID:uxwqRYpB0
거기에 미야기는, 이렇게 말했다.
「생각할 때는, 밖을 걷는 게 제일이에요.
마음에 드는 옷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죠」
좋은 아이디어잖아, 하고 나는 생각했다.
점점 이 아이는, 나에게 상냥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혹시, 감시원은 감시대상에 대해 접하는 방법이 정해져있고,
그녀는 그에 따르고 있을 뿐인지도 모르지만.
나는 미야기의 어드바이스를 따라 밖을 걸었다.
엄청나게 햇빛이 강한 날이었지. 머리가 탈 것 같았다.
금방 목이 말라 와서, 나는 자판기에서 콜라를 샀다.
「아」, 하고 나는 작은 소리를 냈다.
102: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44:32.07 ID:uxwqRYpB0
「왜 그러시죠?」
「……아니, 정말로 별 볼일 없는 일인데.
좋아하는 거, 딱 하나 있었다는 걸 기억해냈어」
「말해주세요」
「나, 자동판매기가 정말로 좋아」
「하아. ……어떤 부분이 좋은 건가요?」
「뭘까. 구체적으로는 스스로도 모르겠지만,
어릴 때, 나는 자판기가 되고 싶었어」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미야기는 나를 바라보았다.
103: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51:29.82 ID:uxwqRYpB0
「저기, 확인하겠는데, 자판기란 건,
커피라던가 콜라 같은 걸 파는 그거죠?」
「아아. 그 외에도, 구운 주먹밥, 타코야키,
아이스크림, 햄버거, 핫도그,
감자튀김, 콘비프샌드, 컵라면……
자판지는 정말로 다양한 것을 제공해주지.
일본은 자판기대국이라구. 발상도 일본이야.」
「응ー그……개성적인 취미네요」
어떻게든 미야기는 응원해준다.
실제로, 별 볼일 없는 취미다. 보는 방법에 따라서는,
철도 마니아를 좀 더 수수하게 한 듯한 취미.
별 볼일 없는 인생의 상징이군, 하고 스스로 생각한다.
10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54:05.52 ID:uxwqRYpB0
「그래도, 왠지 알 것 같아요」
「자판기가 되고 싶다는 기분이?」
「아뇨, 아무래도 거기까진 이해하기 힘들지만.
자판기는, 언제든지 그곳에 있어주니까요.
돈만 내면, 언제든지 따뜻한 걸 주고.
뚜렷한 관계라던가, 불변성이라던가, 영원성이라던가,
왠지 그런걸 느끼게 해주네요」
나는 조금 감동마저 받았다.
「굉장하네. 내가 말하고 싶은걸 확실하게 나타내고 있어」
「감사합니다」하고 그녀는 기쁘지 않은 것처럼 말했다.
106: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56:48.97 ID:uxwqRYpB0
그렇게 해서, 나의 자판기 순회의 나날이 시작되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시골길을 종종종 달린다.
자판기를 발견할 때마다 무언가를 사고,
덩달아 싸구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다.
별로 현상할 생각은 없지만, 왠지 말이지.
그런 무익한 행위를 며칠간 반복했다.
이런 별 볼일 없는 취미 하나에 있어서도,
나보다 훨씬 본격적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잔뜩 있고,
그 사람들에겐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전혀 상관없었다. 왠지 살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나의 카브110은 다행히도 2인승이었기에,
미야기를 뒤에 태우고, 여러 군데를 돌 수 있었다.
겨우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날씨도 좋아서,
나의 생활은 한순간에 한가롭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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