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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기타

[2ch] 수명을 팔았다. 1년당 1만엔에 (4)

rennes 2019. 7. 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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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07:57.50 ID:uxwqRYpB0 

들판에 앉아서, 나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옆에서는, 미야기가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일 안 해도 되냐?」라고 말을 거니, 
미야기는 손을 멈추고 내 쪽을 향해서, 
「지금의 당신, 나쁜 짓을 할 것 같지 않으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럴까나」라고 한 뒤, 나는 미야기의 옆으로 가서, 
그녀가 선으로 그림용지를 덮어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과연, 그림이란 그렇게 그리는 건가, 하고 나는 감탄했다. 

「그래도, 그렇게 잘 그리지는 않네」라고 내가 놀리니, 
「그러니까 연습하는 거에요」하고 미야기는 잘난 듯이 말했다. 

「지금까지 그린 거, 보여 줘」라고 부탁하니, 
그녀는 스케치북을 닫고 가방에 넣고는, 
「자, 슬슬 다음 장소로 가죠」라고 나를 재촉했다. 





111: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11:56.75 ID:uxwqRYpB0 

어느 날, 내가 눈을 뜨고 방구석을 보니, 
거기엔 항상 있던 아이의 모습이 없고, 대신에, 
본 적 없는 남자가 나른한 듯이 앉아 있었다. 

「……원래 아이는?」하고 나는 물었다. 

「휴일이야」하고 남자가 대답했다. 「오늘은, 내가 대리다」 

그런가, 감시원에게도 휴일이라던가 있구나. 
「헤에」하고 나는 말한 뒤, 다시 한 번 남자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노점상 같은 데 있을 듯한, 수상쩍은 남자였다. 
굉장히 자비 없는 느낌으로 존재감을 마구 뿌리고 있었지. 





112: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16:17.23 ID:uxwqRYpB0 

「네 수명, 최저가였던 듯하군?」 
남자는 노골적으로 나를 놀리듯이 말한다. 
「굉장해 굉장해. 그런 녀석 있구나」 

「굉장하지? 될 수 있는 방법 가르쳐줄까?」 
내가 담담하게 얘기하자, 남자는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헤에, 너, 제법 여유 있는 모양이군?」 

「아니, 지금 걸로 확실히 상처받았어. 강한 척 하는 거지」 

남자는 내 발언이 마음에 든 듯, 
「너 같은 녀석, 싫지 않아」라며 웃었다. 





113: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18:28.43 ID:uxwqRYpB0 

감시원이 남자가 되었기에, 
나는 꽤 편하게 있을 수 있게 되었다. 

남자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말한다. 
「여자아이가 옆에 있으면 침착하게 못 있겠지? 
왠지 폼 잡고 싶어지지. 이해해」 

「그렇지. 네 옆은 진정돼. 
너한테 라면, 어떻게 보이든 상관안하니까.」 

나는 『피너츠』를 읽으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미야기 앞에서는 부끄러워서 읽을 기분이 나지 않았던 책. 
그렇다, 사실을 말하면, 나는 피너츠를 정말로 좋아한다. 

「그렇겠지. ……아아 그래, 그런데 너, 
결국, 수명을 판 돈은 뭐에 썼지?」 
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혼자서 큭큭하고 웃었다. 





114: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21:32.39 ID:uxwqRYpB0 

「한 장씩 나눠주고 다녔어」하고 나는 대답했다. 

「한 장씩?」하고 남자는 의아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아. 1만 엔을 30장, 30명에게 1장씩. 
사실은 누군가에게 줄 생각이었지만, 생각이 바뀌었어」 

그러자 남자는 배꼽이 빠질 듯이 웃었다. 

그리고,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 거야. 


「저기, 너――설마, 진짜로 자기 수명이 
30만이라는 말을 믿은 거냐?」 





11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25:56.79 ID:uxwqRYpB0 

「무슨 뜻이지?」하고 나는 남자에게 물었다. 

「무슨 뜻이고 자시고, 말 그대로의 의미다. 
정말로 자신의 수명, 30만이라고 생각한 건가?」 

「그야……처음엔, 너무 싸다고 생각했지만」 

남자는 땅을 치며 웃는다. 나는 불쾌해지기 시작했다. 

「그런가 그런가. 내가 얘기할 수는 없지만, 
뭐, 다음에 그 아이랑 만나면, 직접 물어봐. 
『내 수명, 정말로 30만인건가?』라고 말야」 





118: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28:34.12 ID:uxwqRYpB0 

다음날 아침, 아파트에 온 미야기에게, 
나는 남자가 말한 것을 물어보았다. 

「물론이에요」하고 그녀는 대답했다. 
「안타깝지만, 당신의 가치, 그런 거에요」 

「흐응」하고 내가 깔보는 듯한 태도로 말하자, 
미야기는 내가 뭔가를 알아챘다는 것을 눈치 챈 듯, 
「대리로 온 사람에게, 무슨 말 들었나요?」하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단지, 다시 한 번 확인해보라는 말을 들었을 뿐이야」 

「……그런 말 하셔도, 30만은 30만이에요」 
계속 시치미를 뗄 생각인 것 같군. 







130: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37:09.37 ID:uxwqRYpB0 


「처음엔, 네가 슬쩍 한 거라고 생각했었어」 

미야기는, 약간 눈을 크게 뜨고 이쪽을 봤다. 

「내 원래 가치는 3천만이나 3억인데, 
네가 몰래 횡령했다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아무리해도 믿을 수 없었지. 
뭔가 나는 근본적인 착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어. 
그래서 밤새 계속 생각해서, 문득 깨달았어. 

――애초에 나는, 전제부터 틀렸었구나. 
어째서 수명 1년에 1만 엔이라는 가격이, 
최저매수가격이라고 믿은 거지? 
어째서 사람의 일생이 원래 수천만이나 수억에 팔리는 게 
당연하다고 믿은 것일까? 

아마 쓸데없는 사전지식이 너무 많았던 거겠지. 
자기 멋대로인 상식에 만사를 지나치게 끼워 맞춘 거지. 
나는 좀 더, 유연하게 생각했어야했어」 

나는 한 호흡 쉬고, 그리고 말했다. 

「저기, 어째서 본 적도 없는 나에게, 
네가 30만을 내줄 생각을 한 거야?」 





141: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41:52.62 ID:uxwqRYpB0 

미야기는 내 말의 의미를 안 것 같았지만, 
「무슨 말을 하시는지 전혀 모르겠네요」라고 말하고, 
언제나처럼 방구석에 앉았다. 

나는 미야기가 앉아 있는 위치의 
대각선상에 있는 방구석으로 가서, 
그녀와 똑같이 쪼그려 앉았다. 

미야기는 그걸 보고, 아주 약간 미소지었다. 
「네가 모른 척 하겠다면, 그걸로 괜찮아. 
하지만 일단 말하게 해줘. 고마워」 

내가 그렇게 말하자, 미야기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이런 일 계속 하고 있다 보면, 
어차피 빚을 갚기 전에 죽어버릴 거에요. 
만약 다 갚아서 자유의 몸이 된다고 해도, 
즐거운 인생이 약속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면 아직, 이런 일에 쓰는 게 나아요」 






146: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44:51.06 ID:uxwqRYpB0 

「실제로는, 내 가치는 얼마였어?」 

미야기는「……30엔이에요」하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전화 3분 정도의 가치인가」하고 나는 웃었다. 
「미안해, 네 30만, 그런 식으로 써버려서」 

「그래요. 좀 더 자신을 위해서 써주길 바랐어요」 
화난 듯이 말하면서도, 미야기의 목소리는 상냥했다. 

「……그래도, 기분은 충분히 이해해요. 
내가 당신에게 30만을 준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이니까요. 
쓸쓸해서, 슬퍼서, 허무해서, 자포자기한 거에요. 
그래서, 극단적인 이타적 행위를 하거나 하는 거죠」 





150: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47:25.60 ID:uxwqRYpB0 

「그래도, 풀죽거나 하지 않아요. 적어도 저에게 있어선, 
지금의 당신은 3천만이나 3억의 가치가 있는 사람이에요」 

「이상한 위로는 그만둬」하고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진짜에요」하고 미야기는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너무 상냥하게 하면, 오히려 비참해져. 
네가 상냥한 건 충분히 알고 있어. 그러니, 이제 됐어」 

「시끄럽네요, 조용히 위로받아주세요」 

「……그런 식의 말을 들은 건 처음이네」 

「라기 보다, 이건 위로도 상냥함도 아니에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멋대로 말하고 있을 뿐이에요」 





157: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55:50.93 ID:uxwqRYpB0 

「……당신에게 있어선,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요」 
그렇게 말하고, 미야기는 조금 부끄러운 듯이 고개 숙인다. 

「저, 당신이 말을 걸어주는 게, 기뻤어요. 
사람들 앞에서도 상관 않고 말을 걸어주는 것이, 굉장히 기뻤어요. 

저, 계속 투명인간이었으니까. 무시당하는 게, 일이니까. 
평범한 가게에서 얘기하면서 식사하거나, 같이 쇼핑하거나, 
그런 사소한 일이, 저에겐 꿈같았어요. 
장소도 상황도 상관없이, 어떤 때에도 한결같이 저를 
”있는”사람으로 대해준 사람, 당신이 처음이에요」 

「그런 걸로 괜찮다면, 언제든지 해줄게」 
그렇게 내가 얼버무리니, 미야기는 귀여운 웃음을 띄웠다. 

「그러네요. 그래서, 좋아하는 거에요. 당신을」 

없어질 사람을, 좋아해도, 소용없지만요.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쓸쓸한 듯이 웃었다. 





158: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59:59.60 ID:uxwqRYpB0 

나는 한동안 말을 할 수 없었지. 
거의 머리가 멈춰버린 것 같이 돼버려서. 

방심하면 또르륵 울어버릴 것 같았지. 
어이어이, 이 타이밍에 그건 비겁하잖아, 라고. 

이 때, 무의미하고 짧은 나의 여생에, 겨우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 
미야기의 한 마디는, 내 안에 엄청난 변혁을 일으킨 거다. 

나는, 어떻게든 해서, 미야기의 빚을 전부 갚아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일생이 백 엔도 되지 않는 이 내가, 말이다. 
분수를 모르는 것도 정도가 있지. 





23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2:11:39.81 ID:uxwqRYpB0 

생활은 한순간에 변했다. 
나는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어떻게 하면 남은 수개월로 미야기의 빚을 갚을 수 있지? 
어떻게 하면 그녀가 안전한 생활을 하며 살게 할 수 있지? 

이런 때에 복권이나 도박을 해도 
잘 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다. 
언제든지, 도박은 돈이 남는 녀석이 이기고, 
복권은 변화를 바라지 않는 녀석이 당첨된다고. 

나는 예전에 미야기가 해준 조언에 따라, 
계속해서 거리를 걸어다니며 생각했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어딘가에, 자신에게 딱 맞는 답이 굴러다닐 거라고 기대하면서. 

그 동안은, 입에 제대로 된 음식을 대지 않았었다. 
공복이 어느 일정한 선을 넘으면, 
머리가 맑아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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