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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인즈 게이트] 귀향미아의 오카린티나 1 본문
pixiv의 花シュウ 작가님이 작성하셨고 2020/1/15에 허락받고 번역하였습니다!
어색한 부분이나 수정이 필요한 곳은 얘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 帰郷迷子のオカリンティーナ① 01~02 | 帰郷迷子のオカリンティーナ - 花シュウの小説シリー
帰郷迷子のオカリンティーナ 01~02 1 あの長かった夏も、気付けば終わりに近づいていた。 9月も残すところ後わずか。暦上ではすでに秋と言っても差し支えない。であれば、そろそろ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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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차려보니, 그 길었던 여름도 끝자락에 다다르고 있었다.
9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절기상으로는 이미 가을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렇다면 이제 슬슬 서늘한 바람이 불어야 할 시기이지만──
'더워.'
유감스럽게도, 이 비좁고 답답한 라보 안은 아직도 수그러들 줄 모르는 늦더위에 유린당하고 있었다.
나는 이마에서 줄줄 흘러내리는 땀을 백의의 소매로 닦으며, 크리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열기가 피어오르는 라보의 한 구석.
소파에 앉아있는 크리스는 아까부터 줄곧 테이블 위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릎 위에 있는 우파 쿠션이 괜히 더워 보여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어떠냐 조수여. 이걸로 내 설명은 대충 끝난 셈이지만......."
확인하는 의미로, 말끝에 "이해할 수 있겠어?" 라는 사족을 덧붙인다.
그러자 크리스는 빤히 나를 바라본다.
"당연히, 이해할 수 있어. 이해는 되지만........"
"할 수는 있는데, 뭐지?"
"솔직히, 갑자기 믿기에는 좀 어려운 얘기네..... 라고, 생각하고 있어."
크리스는 어딘가 회의적인 눈을 하며, 그렇게 말한다.
그리고는 결국 찜통더위에 못 이기겠는지, 무릎 위에 올려두었던 우파 쿠션을 옆으로 치워버리고,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두꺼운 종이 뭉치를 손에 들었다.
"그건 그렇다 해도, 너무 더운데. 오카베, 빨리 선풍기 고쳐."
그런 소릴 하면서, 조금이라도 더위를 식히기 위해 손에 쥔 종이를 부채처럼 펄럭펄럭 부치기 시작했다.
그런 크리스에게 말했다.
"유감이다만, 나는 매드 사이언티스트지 수리공이 아니다. 더위를 식히고 싶다면 스스로 어떻게든 하는게 어떠냐?"
"그럴 수 있으면, 그렇게 하고 싶어."
마치 시시한 문답이라도 하듯, 크리스는 무뚝뚝한 목소리로 그렇게 대답했다.
그런 크리스를 바라보며 묻는다.
"그래서, 내 말의 어디가 믿기 어렵다는 거지?"
돌연 되돌아간 대화 내용에 크리스의 반응이 미미하게 늦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 순간.
내가 물어본 의미를 알아채고는 곧바로 대답을 돌려준다.
"어디냐고 묻는다면, 전체적으로. 굳이 고르자면..... 그러네. 역시 이걸까......."
크리스는 다시 테이블 위를 바라보았다.
"뭐였지? 메탈 우파였던가? 그런 장난감 하나가 세계 대전의 유무를 좌우한다는 이야기였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정말인지 어떤지란 생각인 거야. 너무 뜻밖이어서──"
"그런 일은 없을거다."
그래도 계속될 것 같던 크리스의 반대의견.
그것을 막듯이 목소리를 냈다.
"북경에서 나비가 날면, 뉴욕에서 폭풍이 일어난다. 나비 효과라는 건, 원래 그런거지?"
"그건 뭐, 그렇지만서도......"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알아 차렸는지, 크리스의 대답은 어딘가 석연찮았다.
하지만 그것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작은 사건들이, 후에 예상치도 못할 정도로 큰 사태로 발달한다──
그것이 나비 효과라고, 이전에 내게 설명한 것은 다름아닌 크리스 본인이다.
마치 그 일을 증명하듯, 내 말을 듣던 크리스는 테이블 위에 자리 잡고 있는 금속제 완구를 바라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렇지만, 오카베 말이 맞을지도 몰라."
혼자 작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잇는다.
"작은 일이 원인이 되서, 후에 생각지도 못한 전개가 일어난다. 확실히 나비효과라고 해도 무방할 현상은 그동안 수없이 관측되어 왔고......."
관측.
아마 크리스가 말한 것은, 스스로 되찾은 기억이나 내게서 들었던 이야기에 포함된, 그 3주간의 사건을 가리킨 것일 것이다.
확실히 나는 지난 3주간 '나비 효과' 를 체감하는 듯한 상황을 몇 번이나 경험해 왔다.
단 한 통의 메일을 계기로, 한 소년의 성별을 바꾸고, 아키하바라를 지워버리고, 미래로부터 작은 암살자를 불러들이고, 또 한 사람의 생명을 좌우하는──그런 체험을, 신물날 정도로 이 몸에 아로새겨 왔다.
그리고 크리스 또한 지나가 버린, 영원한 3주간의 기억을 떠올려내고 말았다.
'무엇보다도, 크리스의 기억에는 D메일에 의한 과거 개변은 포함되지 않은 것 같지만......'
크리스가 되찾은 기억은, 리딩 슈타이너를 갖춘 나만큼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α세계선에서 크리스가 가지고 있던, 최종적인 기억'에 머물러 있다.
자칫하면 지워져 버렸던, D메일에 관한 기억은 그 범주 외였다.
즉──
스즈하가 다루의 딸로 미래에서 왔다는 것──
페이리스의 파파가 살아 있던 것──
루카코가 여자였던 것─ 에 관한 정보 따위는, α세계선에 대해 내가 이야기했던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크리스 자신은 그토록 기상천외한 상황을 경험해 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내 이야기가 완전히 터무니없다고 웃어넘기는 일 따위──
"으음, 그렇지만, 오카베가 말하니까. 역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할까, 뭐랄까."
신경쓰이는 건 정보 출처의 신빙성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
"의심 많은 녀석! 나는 직접 이 눈으로, 그곳에 이르는 과정을 확인하고 왔다. 그런데도 그걸 의심하려는 건가?"
목소리를 높이며 아득바득 우겼다.
그리고 두 손을 힘껏 뻗어, 걸쳤던 백의를 크게 펄럭이며 외친다.
"가련하구나! 믿음을 잃어버린 과학자, 크리스티나여!"
"이상한 호칭 붙이지 마! 그리고 티나가 아니라고 몇 번 말해!"
득달같이 걸려오는 크리스의 태클.
익숙한 대화.
그것은, 한 번은 단념하고 한 번은 거부한, 몹시 그리워하던 일상 풍경.
내가 보답 받고, 내가 바랬던 세계.
고민하고, 헤매고, 마지막으로 선택한 라보맨으로서의 크리스가 있는, 지금.
그런 세계를 이 눈에 새겨가며──
'역시, 이걸로 좋았던 거야.'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크리스의 방금 전 발언 내용을 무시한 채 언성을 높힌다.
"흐음, 솔직하지 못하군 크리스티나여! 믿고 싶은 게 아니냐? 본심으로는, 이 나를 믿고 싶어서 안달 난 것이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으니! 자아, 눈먼 양들처럼 믿도록 해라!"
그런 내 모습을 눈을 치켜뜬채 바라보는 크리스의 시선은 어딘가 싸늘하다.
"나는 당신의 언어 해석을, 이해할 수가 없어....... 뭘 어떻게 해야 그렇게 되는거야?"
"흥. 최고의 칭찬이라 받아들이도록 하지! 후우하하하!"
야유를 받으면서도 가슴을 편 채 크게 웃는다.
그런 내 모습에 크리스는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아, 이젠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네. 알았어, 믿을께. 믿으니까, 답답한 캐릭터 설정은 봉인해 줘. 그러지 않아도, 여기는 후덥지근하니까."
라고 말하며 소파에 걸터앉은채, 손에 든 종이를 좀 더 강하게 흔들었다.
건방진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정말 무례하기 짝이 없는 조수다.
'설마, 내 안에 살아 숨쉬는 '호오인 쿄우마'를, 난방기구 비슷한 뭔가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을 하지만 크리스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지금의 라보 안에서 호오인 쿄우마 모드의 체력소비는 너무나도 크다.
"후, 어쩔 수 없군. 오늘은 이 정도로 해 두지."
나는 그렇게 말하며, 양쪽으로 벌리고 있던 손을 거두고, 이마에 맺힌 땀을 소매로 닦는다.
그러자──
"고마워"
뜻밖의 사사가, 크리스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그 말에 나는 조금 놀라고, 동시에 상처 받고 만다.
"어, 어이. 멈춘 것만으로 인사 받을 정도로, 매드 사이언티스트는 미움 받고 있는 건가?"
어쩐지 허둥지둥거리는 내 물음에, 크리스는 한 순간 멍해져 있다가──
"뭘 착각하고 있어. 딱히, 그 일에 대해 인사한 게 아니야."
".......?"
"나는 이것에 대해, 인사한 거야."
크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부채처럼 쓰던 종이를 테이블에 내려놓고는, 작은 금속제 인형을 가냘픈 손끝으로 집어 올렸다.
"당신이 이걸 처리해 줬기 때문에 나도, 내가 쓴 논문도, 그리고 파파도──"
──개전의 주범이 되지 않은 채 끝났어──
약간 눈을 내리뜨며 그렇게 말하고, 쿠션을 집어들어 양 손으로 감싼다.
소파에 자리 잡고, 몸을 움츠리는 크리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묻는다.
"그건 즉, 내 이야기를 전면적으로 믿고 수긍했다.......고 해석해도 좋은 건가?"
내 질문에 크리스는 약간 숙인 채 미약하지만 끄덕이는게 보인다.
그런 행동을 보니, 크리스가 내 이야기를 용케 납득한 것 같다고 느꼈다.
'갑자기 알려달라고 했을 때는, 역시나 놀랐다만.......'
하지만 눈앞에 보이던 크리스의 모습은, 길고 길던 '호오인 쿄우마의 무용담' 에 대해 들려준 것이 제대로 의미가 있던 것을 알고──
'아무튼, 결과는 더할 나위 없군.'
라며 슬며시 가슴을 쓸어 내린다.
일의 처음은, 오늘 정오를 지나면서였다.
다루는 단골 메이드 카페로 여행을 떠났고, 마유리는 코스프레 동료의 긴급한 요청에 의해 외출한 오후.
라보 안에 나와 단 둘이 있게 되자마자, 크리스는 이야기를 꺼냈다.
──나를 구해 줬을 때의 일. 자세히 들려줄래?──
전과 다르게 진지하고, 그러면서도 어딘가 골똘히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는 눈동자.
그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확실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크리스가 다시 라보멤으로 복귀했던, 그 날.
아키하바라의 거리에서 크리스와 기적적으로 다시 만났고, 우여곡절을 거쳐 결과적으로 크리스가 기억을 되찾은 그 일련의 사건.
그 일 이후로, 이미 일주일이 지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요 며칠간 그런 화제를 단 한 마디도 꺼내지 않던 크리스가, 갑자기 떠올려 낸 듯한 질문을 내게 던졌던 것이다.
솔직히, 너무나 갑작스러워 조금 놀랐다.
놀라기는 했지만 그렇다 해도, 당황하지 않고──
'음, 머릿속에서 몇 번이나 리허설을 실행한 결과로군.'
크리스 앞에서 펼친 논리 정연한 정보전달.
그 기교에 내가 한 일이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반응을 느끼고 있었다.
──분명 크리스에게, 그 때의 일을 확실하게 전하고 있다──
솔직히 지금은,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려고 한다.
──이 세계는, 크리스를 배제하려 하지 않아──
그 사실을 크리스가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은 확실히 나쁜 것만은 아닐테니까.
그런 느낌으로 자기 회상과 감상에 젖어 있자──
"그런데, 오카베......."
크리스의 목소리가, 나를 현실로 되돌려 놓는다.
"아아, 뭐지?"
다소 흐리멍덩한 대답을 되돌려주자, 크리스는 고개를 숙인 채로 말했다.
"내 생각에는...... 실은, 조금 전 이야기...... 설명이, 조금 부족한 곳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뭔가 숨기는 듯하고, 좀처럼 석연치 않은 듯한 어조.
크리스치고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되물었다.
"무슨 일이지? 지금까지도 뭔가, 불명확한 곳이 남아있단 거냐?"
"......뭐어, 그렇긴 한데."
역시 어딘가 명확하지 않은 어조다.
나는 그런 크리스의 모습이,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어디야? β세계선에서 이 세계선으로 분기되는 루트는?"
"...그건 이해했어."
"그럼, 제 3차 세계대전에 관련된건──"
"......이제 그 부분은, 충분."
"그렇다면, 네가 알지 못하는 스즈하가 타임 트래블러였다든가, 미래의 다루가 타임머신을 만든 일이라든가, 그 흐름쯤 인건가?"
"그것도 아니랄까 '모르는' 게 아니야. 그 부분은, '오카베에게 들었다' 는 기억만은 있으니까......"
크리스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난 그 의도가 보이지 않았다.
하다못해, 크리스가 얼굴이라도 이쪽으로 돌린다면 그 심정이라도 읽어낼 수 있겠지만, 소파에서 몸을 웅크린 채로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하고, 참다못해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 뭐야? 도대체 뭐가──"
그렇게 따지는 듯한 내 말을──
"주관."
크리스의 가냘픈 목소리에 가로막혔다.
작게 울려퍼지는 그 말에, 나는 엉겁결에 의아해했다.
"주관──?"
그런 나의 말에, 크리스는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아직도 작은 인형을 감싸 쥔 양손에 시선이 고정된 채였다.
그러니까 나는 크리스의 심경을 읽낼 수가──
'귀까지, 새빨개졌다.'
깜짝 놀랐다.
긴 머리카락 사이로 어렴풋이 보이는, 작고 귀여운 모양을 한 크리스의 귀.
그것이, 본 적도 없을 정도로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이......이건 대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말없이 동요했다.
그때 돌연하게 크리스의 얼굴이 이쪽을 향했다.
'우왓!?'
나의 동요가, 낭패로 클래스 체인지를 이뤄냈다.
새빨갛다.
얼굴이 붉어졌다는 등 간단하게 말할 것이 아니다.
어쩐지 이젠, 금방이라도 얼굴이 열로 녹아버릴 것처럼, 새빨갛게 물들어 버렸다.
그리고 내가 보는 앞에서, 크리스는 입을 열기 시작한다.
끊어질 것 같은 가냘픈 목소리를, 희미하게 떨리는 입술로 말을 잇기 시작한다.
"당신의 이야기 속에, 오카베 린타로 당신의 주관이...... 없었어."
"미, 미안하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군."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보이는 크리스.
그런 그녀의 말에, 나는 솔직한 감상을 고한다.
"모른다고...... 말하지 마. 짐작해내라구......바보."
"짐작해내라, 말해도."
"그러니까!"
크리스의 말투가, 그 순간 강해진다.
하지만, 순식간에 또다시 속삭이는 듯한 작은 목소리로 되돌아가고──
"당신의 심정이라던가...... 뭐라고 할까, 그런 부분을...... 듣지 못했어."
그렇게 중얼거리는 크리스의 눈동자에, 내 심장이 고동친다.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부끄러운 듯이 꼼지락거리는, 그 모습.
그것을 보자, 크리스를 따라 내 얼굴까지 빨개져 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 내 귀에, 크리스의 목소리가 작게 질문을 던져온다.
"오카베...... 어째서...... 또 다시 세계선에 도전했어? 어째서?"
멋쩍음을 감출 셈으로, 나는 순간적으로 대답한다.
"어째서냐고 물어도 조금 전에 설명했듯, 세계 대전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 그것뿐만은 아닌......거지?"
"아니, 거짓말이라 해도 말이다......"
"그럼...... 정말로, 그게 끝인거야? 그뿐이었던 거야?"
나는, 크리스의 질문에 말문이 막힌다.
'그것뿐' 일 리가, 없다.
하지만──
"그건......"
중도에서 한번 끊어진 내 말은 좀처럼 입 밖으로 흘러나오지 못하고, 후덥지근한 라보 속으로 녹아 사라진다.
그리고 그다음 순간, 똑바로 나를 바라보던 크리스의 눈동자에 어렴풋이 물기가 어리기 시작한다.
그런 광경에 나는 멈칫하고 말았다.
"아, 아무것도 울만한 일은."
"아직 울지 않았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내 말을 부정하는 크리스를 바라보면서, 뼈저리게 깨달았다.
──나란 남자는, 또다시 저지를 뻔한 건가──
방금 전 크리스가 지적했던 것.
설명 속에 내 주관이 없다는 이견.
그것은 옳은 말이다.
왜냐면, 나는 일부러 설명 속에 나의 추상──
크리스가 말하는 내 주관을 표현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크리스를 살리고 싶다는 마음.
세계 대전의 회피 따위, 단지 덤이었다는 마음.
50억 명 이상의 생명과 크리스 한 명의 존재를 천칭에 올려놓고 저울질 해, 크리스의 존재만으로 50억 명이 사라져도 괜찮을 것 같다는──그런 마음.
나는 그런 생각을 전부 생략한 채, 크리스에게 설명했다.
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했냐고?
그거야 뻔하잖아.
'그런 거 뭔가, 부끄럽다고!'
결국은, 부질없는 자존심에서 비롯된 수치심이 원인이었다.
크리스가 물어보기까지의, 요 며칠간.
그것은 내게 크리스와의 거리감을 느끼게 하고, 그 솟구치는 마음을 전하는 것에 수치심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철은 뜨거울 때 두드리라는 말은, 괜한 말이 아니로군.'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반성한다.
일주일간의 시간을 도무지 어찌할 수가 없는 일에 매달려온 자신에게, '바보인가'라며 매도했다.
나는 한 번, 크리스를 거부했었다.
그렇기에, 같은 전철을 밟을 수는 없다.
이제 두 번 다시, 말도 안 되는 독선적인 행동으로 크리스의 마음을 짓밟는 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아직 철은 식지 않았을 터.'
눈 앞의 크리스가 아직 열을 띠고 있다고 믿으며──
"크리스."
이름을 부르고, 크리스의 몸을 가볍게 껴안았다.
"?!"
갑작스러운 일에 크리스가 놀라 소리 높인다.
메탈 우파가 크리스의 손에서 빠져나와 비닥을 구른다.
나는 라보의 구석으로 굴러가는 구상의 모뉴먼트를 시선으로 쫓으면서, 크리스의 귓가에 속삭인다.
"미안하다. 제대로 말했어야 했는데."
크리스의 숨결이 귓가에 맴돌고, 크리스의 고동이 조금씩 전해져 온다.
그런 감각을 받아들이며 나는 천천히 말했다.
한 마디 한 마디를, 확실하게 명확하게, 크리스에게 전해지도록, 말한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과거로 갔고, 어떤 생각으로 너를 구해냈는지 모두 들려줄게. 그러니까──"
──들어 줄래?
내가 전한 그 말에, 크리스의 가는 어깨가 희미하게 떨고 있었다.
"알았어...... 들을게. 그러니까...... 이제 놔, 이 HENTAI."
작은 대답이, 내 귀에 닿았다.
그 말을 따르려고 크리스를 감싸고 있던 양 손을 벌려, 속박을 풀었다.
자유로워진 크리스는, 잠깐의 사이를 두고, 내 몸에서 떨어져──
"저기, 크리스 씨? 놓으라고 명령했기에, 놓았습니다만......"
"아, 알고 있어! 말 안해도, 지금 떨어지려 했어!"
그러나 그 말과는 달리, 크리스는 내 몸에 들러붙은 채로, 몸을 밍기적밍기적 하고 있을 뿐.
아무리 기다려봐도, 전혀 나와 떨어지려는 기색이 없었다.
"저......저기......."
"시끄러, 아무 말도 하지 마! 알았다고 했잖아!"
당황스러움을 들어내는 내 목소리를, 크리스가 딱 잘라 말하듯 되받아쳤다.
그리고 밀착한 상태로, 몸을 더욱 꼼지락거리며 움직였다.
'이......이건 어찌 보면, 쌓인게 아닌가──'
라며 나는 내가 놓인 상황을, 환희하면서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그 때──
"뚯뚜루―☆ 다녀왔어~."
그 순간, 크리스가 눈에 보이지도 않을 속도로 내게서 확하고 물러났다.
그리고 나는 '전광석화' 라는 것을, 눈 앞에서 체험한 감동에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예 안녕하세요
번역을 하고 있는 rennes라고 합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몸은 잘 챙기고 계신가요?
요즘 본업의 일이 너무 바쁘고, 몸상태가 많이 좋지 못한 관계로 번역이 너무 늦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몸 좀 추스린 뒤에 재밌는 번역본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다시한번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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